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길
쫓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데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라서 일까?
왠지 허겁지겁 쫓기듯이 내려가야 할 것만 같다
아마도 내가 갖고 있는 선입견 중 하나가 작동한 탓이리라
우리는 얼마나 이런 이미지에 갇혀
먼저 판단해버리곤 하는지
내 안에 없애야 할 두 가지 개(犬)가
편견과 선입견이라고 한다
한 장 남은 달력 때문에
별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쫓기듯 조급하다
그것도 역시 또 하나의 개(犬)가 움직이고 있는 것
새해라고 별다른 일이 있겠냐마는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두 마리의 개를 쫓아버리고자 애쓰는 것
그것 하나쯤은 해볼 만하지 않을까?
예쁘기만 한 나선형 계단을 내려오며
문득 드는 생각이다
글, 사진/오안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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