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라는 감정은 기(氣)의 변화를 통해 조종될 수 있다. ‘이정변기요법(移精變氣療法)’은 한방정신요법의 일종으로 감정(感情)을 옮겨서 기(氣)로 변화시키는 요법이다. 우리가 스트레스를 한참 받아 화가 날 때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찬 바람을 쐬러 밖에 나가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마시는 것도 ‘이정변기요법(移精變氣療法)’ 행위로 스스로 정신치료하고자 하는 좋은 예이다. 우리는 신(神)의 치료를 위해 정(精)을 기(氣)로 혹은 기(氣)를 정(精)으로 서로 바꾸어가며 자가치료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 감정 & 욕구 흘려보내기 - 이기(理氣)
흘려보내는 것은 감정과 욕구를 관통시키는 것이다. 흔히 사용되는 감정, 욕구 다루기는 크게 억압과 표출이 대표적인 방법이다. 억압이란 심리기전은 감정, 욕구를 밖으로 내 보낼때의 불이익을 감소하기 위해서, 혹은 감정이나 욕구의 표출로 인한 더 큰 상해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반대로 표출은 억울, 분노, 두려움, 즐거움 등의 내면의 울체되어진 감정을 밖으로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억압과 표출의 심리기전이 기(氣)를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심신을 건강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인체의 항상성을 일정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하거나 정돈되지 않은 억압이나 표출은 심신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도적이고 치료적 개념의 기(氣)의 이동이 건강한 심신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 즉 한의학적인 ‘정신이기(精神理氣)요법’을 사용하여 기를 소통시키는 것이다. ‘정신이기요법’을 유도하기 위해서 문답법을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질문은 “이 감정을 흘려보낼 수 있나요?” “이 느낌을 놓아줄 수 있나요?” “내가 의식 속에서 이 감정의 중심까지 갈 수 있도록 허용해 줄 수 있나요?” 등이다. 주의할 점은 ‘정신이기요법’은 내면에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상태일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신증(心身症)’이 경계를 넘어 정신질환의 발작, 재트라우마를 입을 가능성이 있을때는 신중을 기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증상이 심하거나 기술 적용을 하기 어려운 경우는 심리전문 한의사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정신이기요법’ 한약으로는 향부자, 진피, 귤피, 시호, 울금, 지각, 박하 등이 있다. 침으로는 임맥의 전중혈을 사(瀉) 하는 방법이 있다.
■ 내면아이 인정해주기 - 보기(補氣)
내면의 트라우마를 대면하기 힘들 정도로 극도의 심리적 불안이 있다면 정신이기(精神理氣)요법을 바로 적용할 수 없다. 이때는 감정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간직하기’ 즉 ‘정신보기(精神補氣)요법’이 필요하다. 트라우마 사건 중심에 바로 접근하지 않고, 가장자리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잘하는 재능, 취미, 관심사나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좋다고 생각하는 성격, 기질, 특성들에 대한 환자의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이다.
과거에 경험했던 좋은 추억의 공간들을 나누는 것도 효과적인 ‘정신보기(精神補氣)요법’이다. 자신을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며 함께 있으면 편안한 사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의사 위주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취사 선택하는 1:1 맞춤형 한방정신요법은 환자의 기(氣)를 최대한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치료율을 극대화시키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한의사는 환자를 강압적으로 대하기보다는 비폭력적으로 “너는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존재야” “너는 존재만으로 가치 있는 사람이야” 등 “기 넣어주기” 대화를 시도한다. 정신보기(精神補氣) 한약으로는 인삼, 백하수오 등이 있고, 침으로는 수소음 심경의 신문혈 등을 보(補)하는 방법이 있다. 상담문의 435-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