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시골 마을에 공부하는 수행자와 술파는 여인네가 나란히 이웃에 살았답니다. 수행자는 열심히 공부했고 여인은 열심히 술을 팔았습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두 사람은 한 날 한 시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수행자는 무간지옥(고통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옥)에 떨어졌고 술파는 여인은 극락에 났습니다.
왜일까요? 두 사람은 마음속으로 진정 부러워했던 게 서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수행자 : 아... 부럽다. 맛있는 술에다가 어여쁜 여자. 춤추고 노래하고 하루하루 얼마나 신날까... 여인 : 아... 부러워. 새벽마다 예불 드리고 예쁜 꽃을 바치고 경전을 읽고 얼마나 행복할까.
우리의 본모습은 어떤가. 지금 수행자로 살고 있는지 아니면 저 여인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에 만족하면서 살지 못하는 게 또 현실이다. 수행자도 술파는 여인도 그렇듯이 말이다.
곰곰이 생각해본다. 나는 누구를 부러워하는지...
무궁무진하지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저 땅 속의 생명력을 가꾸고 수확하는 농부가 나는 늘 부럽다. 유기농과도 다른 자연재배를 추구하는 송광일씨나, 불모지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명의 땅으로 가꾼 피에르 라비씨를 부러워한다.
그 분들처럼은 아직 먼 이야기겠지만 토종종자모임이라는 카페에 가입해서 토종 박하를 분양받아 심었으며, 전국여성농민연합에서 녹두, 고추씨, 옥수수, 동부, 강낭콩, 서리태 등 씨앗을 받아 주변에 나눔하고 있다. 지난해는 토종 동부콩, 강낭콩을 직접 심어서 맛있게 먹고 다시 씨앗을 받아두었다. 올해는 쥐이빨옥수수(팝콘용 토종 옥수수-전여농)를 분양받아서 흥부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팝콘-day에 아이들에게 수입산(100% GMO) 옥수수가 아닌 건강한 토종 옥수수로 맛있는 팝콘을 만들어 주고픈 야무진 꿈도 꾸고 있다.
다음 생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