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프다고 알려주는 신체화(中)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36)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6/03/21 [10:31]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6/03/21 [10:31]
마음이 아프다고 알려주는 신체화(中)
뇌/척추관절 박사 오원교 원장이 들려주는 마음이야기(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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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정신과가 아닌 일반 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체화 연구가 이루어졌다. 8년동안 10회 이상 입원했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더니, 그 중 20%는 그처럼 자주 입원할만한 신체적인 질병이 없었다. 뚜렷한 이유없이 지속적으로 신체화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정신과에 의뢰 되었다. 이들 중 우울이나 불안이 23%, 성격상의 문제가 48%였다.


이런 질환 유형들이 우리나라에서 장기간 반복적으로 입원한다면 가정에서는 꾀병으로, 사회적으로는 보험사기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신체화 증상은 실체는 있으나 원인과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도 뚜렷이 밝히지 못하고 있다. 신체화가 되는 몇가지 유력한 설을 소개한다.

 

■ 감정억압설
감정은 어떤 통로를 통해서든지 표현되어야 한다. 감정 표현이 차단되면 그 감정은 다른 통로인 신체를 통해 더욱 과격하게 표현된다. 이것이 ‘신체화’를 유발한다. 신체 증상은 자기 표현의 수단이며, 심리적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즉 ‘신체화’를 통해 자신을 보호하려는 일종의 방어기제로 보는 시각이다. 사람들은 흔히 분노, 적개심, 이별에 대한 불안, 성적인 갈등을 겪을 때 자신의 진짜 심리문제를 알지 못하고 자기 내부의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부정적인 감정을 의식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려워서 무의식 속으로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기의 진짜 문제를 잊어버리려는 시도가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고 이런 과정에서 부정적인 감정 대신에 몸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더 신경쓰게 된다. 이것이 ‘신체화’로 가는 기전이라고 제기되는 설이다.

 

■ 자책 체벌설
한 여성환자가 남편과 싸우다 꽃병을 남편 얼굴에 던지려하자 그 순간 팔이 너무 아프고 맥이 빠지는 증상 때문에 한의원에 내원하였다. 상담을 해보니 이 환자는 남편에 대해 화가 날 때 이런 증상이 온다는 것을 알았다. 심층적 원인을 분석해보니 이 여성은 남편에 대한 공격 충동과 그것을 금지시키고 자신에게 벌을 주려는 경향을 자기 안에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여성은 자신의 무의식에 그러한 죄책감과 스스로 체벌하기 위해 자신의 팔을 아프게 하고 힘이 없게 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이렇게 자신에게 벌을 주는 방식 중의 하나가 신체화다.

 

■ 아이로 퇴행현상설
아기는 외부에서 고통을 주면 우선 울거나 몸을 움츠리는 식의 신체 반응으로 반응한다. 아기는 말을 못하기 때문에 몸으로 자기가 아픈 것을 알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아기가 성장할수록 신체반응은 점차 줄어들고 사고 과정이 더 많아진다. 이렇게 아기가 발달해 나가는 것을 ‘탈신체화’(신체 반응에서 벗어난다)라 한다. 유아는 몸이 아프거나 고통을 당한 뒤에 부모의 사랑과 보살핌이 온다는 것을 경험한다. 특히 평소에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자신이 고통을 당할 때 부모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사실을 무의식적으로 터득한다. 그래서 성장한 후 심리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자기도 모르게 몸이 아파서 다른 사람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러 한다. 이런 유형은 한의사와 한의원 직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눈빛, 미소, 부드러운 손의 접촉만으로 통증이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상담문의 43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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