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것은 쉽게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마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흔히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마음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 심각한 일들이 벌어진다.
인간은 ‘객관적 현실’과 ‘심리적 현실’이라는 두 개의 현실을 갖고 있다. 객관적 현실이란 외적으로 보이는 현실이고, 심리적 현실이란 마음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남들은 나의 객관적 현실을 보지만 나는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주관적 비현실 세계인 심리적 현실을 산다.
눈에 대한 열등감이 심한 젊은 여성이 있었다. 그녀는 뛰어난 엘리트였지만 남들의 쌍거풀 진 눈을 부러워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기 눈만 쳐다 보는 것 같았다. 남자 친구가 쌍거풀은 없지만 시원하고 예쁜 눈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하는거야? 제 눈에 안경인가?’ 자기를 놀리는 줄 알았다. 성형외과에 가 보았다. “예쁜 눈에 왜 손을 대려고 하세요?” 그녀는 ‘이 작은 눈을 예쁜 눈이라고 하다니.. 돈 많아서 수술 할 필요가 없나봐.’라고 생각했다.
이 여성에게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증거도 과학적인 설득력도 없다. 그녀는 항상 남자 친구가 자기를 떠날거라는 생각에 초조했다. 남자 친구가 전화만 뜸하게 해도 배신당한 것처럼 화가 났다.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 이게 다 모두 자기의 쌍거풀 없는 눈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주변 사람들과 대인관계도 불편했다. 수개월간 그녀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속에 고통을 당했다. 한의학적 진단을 해보니 7가지 칠정(七情)의 감정 중 ‘우’(憂)와 ‘사(思) 과다로 인해 폐기(肺氣)와 비기(脾氣)가 손상된 상태였다. 근심은 한의학적으로 폐에 배속되고 생각이 많은 것은 비에 배속된다. 근심을 하면 한숨이 나오고 생각이 많으면 밥맛이 없어지는 것도 내부장기를 보호하기 위한 신체의 보상작용인 것이다.
심리상담을 하고 보니 눈 열등감은 어릴 때 경험한 어떤 사건과 깊이 관련되어 있었다. 어느날 어머니와 아버지가 부부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옆방에서 자는 척했지만 가슴 졸이며 듣고 있었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어린 그녀의 이름을 들먹이며 “내가 이 아이 때문에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기나 해요?”라고 소리쳤다. 그 때 아버지가 충격적인 말을 내 뱉었다.
“그렇게 골치 썩이는 애는 왜 키우는 거야. 내다버려.” 어린 그녀는 자기가 부모님을 귀찮게 하면 내다 버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눈에 쌍꺼풀이 진 착한 여동생은 예뻐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무의식은 ‘눈이 미운 아이’는 ‘행실이 밉고 나쁜 아이’라고 결론을 짓고 눈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심리상담이 진행되면서 깊은 속마음을 들여다보자 눈 열등감이 해결되었다. “원장님 거울 속의 제 눈이 괜찮아 보였여요. 사람 대하기도 편해졌고요. 남자 친구도 제 얼굴이 밝아졌대요. 이제는 일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변화는 심리상담 가운데 심리적 현실을 잘 이해하면서 얻은 소득이었다. 눈 열등감을 만든 진짜 이유는 그녀의 무의식에 숨어 있는 부모님에 대한 분노가 그 이유였다.
주부들이나 직장인 남성과 여성들이 흔히 겪는 우울증, 불안장애도 잘나가던 CEO나 탤런트가 자살하는 이유도 심리적 현실에서의 절망스러움이 원인이다.
우리가 행복을 위해 추구하는 돈과 출세와 사회적 성공과 좋은 배우자는 객관적 현실이다. 그러나 정작 행복은 심리적 현실에 좌우될 경우가 더 많다. 삶을 이끄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실이 아니라 마음이다.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것, 마음과 친구가 되어주는 것, 마음을 보살펴 주는 것 만으로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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