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덕 기사입력  2009/07/21 [00:08]
“너의 인생은 아름다울 거야”
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복지지원팀장 이 성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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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고 붉은 접시꽃이 담장아래 수줍게 피어있는 7월입니다.

제아무리 우리 생(生)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같다 하여도 내 마음속에는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피어있을 꽃 한 송이가 있습니다.

아름답게 피어있는 한마디 말 꽃입니다.

10년이든 20년이 지나든 우리 마음속에는 잊지 못할 이야기, 지울 수 없는 풍경, 그리고 추억의 말들이 무수하고 또 그 시간과 순간의 기억들을 늘 마음속에 품은 채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러니 우리의 마음속에는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함께 있는 셈입니다.

어느 계절보다도 비의 냄새가 향기로운 7월이면 늘 하얀 교복을 입은 열다섯인가 열여섯 살의 오후, 쏟아지는 비를 피해 잠시 처마 밑에 서 있는 동안 발 끝 아래 떨어지던 비의 냄새도 다 기억하니 말입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가 산밭에서 거두어온 여름 콩 나무에 섞여 있던 비와 흙내음도 7월이면 꼭 떠오릅니다.

그러나 많은 기억과 추억의 한가운데 지천명의 나이가 되도록 나를 기쁘게 하기도, 때로는 애달프게 하기도 하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아무 것도 정하여진 것 없는 열다섯 시절, 누구나 그러하였듯이 나의 하얀 일기장엔 열다섯만큼의 외로움과 슬픔들이 꽃잎의 수만큼 많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때 선생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의 일기를 검사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나의 일기 마지막장에 놀랍게도 이 한 마디가 적혀 있었습니다.

“너의 인생은 아름다울 거야”

그 얼굴이 동그랗고 하얗던 나의 담임이던 미술선생님은 지금 어디 계실까요?  선생님은 저의 노트에 이렇게 써놓았던 것입니다. 33년 전의 일입니다. 

우리의 한마디 말은 누구에게는 꽃이 되기도 하고 누구에게는 비수가 되기도 합니다.

열다섯 소녀에게 해 주었던 ‘너의 인생은 아름다울 거야’ 이 한마디는 지금도 생생이 나 이성덕의 인생을 꽃과 같이 피어나게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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