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는 스위스회사 상표도용한 가짜로 확인!

--> 스위스대사관 공식항의서한 발송해 외교통상마찰 야기

친환경 검증항목에 모두 ‘검증자료없음’ 표시

--> 선로주변 심각한 환경오염 가능성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4년간 불량 윤활유를 납품받아 사용해왔으며 이중 일부는 해외 유명 제조사의 상표명을 도용한 가짜 윤활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함진규의원(새누리당ㆍ시흥갑)은 “한국철도공사가 2012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고속철도 선로와 기차바퀴의 마모도와 소음을 감소시키고 제동력을 유지시키는 등 차량안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고속철도차량용 윤활유(도유기유)를 구매하면서 제조회사 표시도 없고 성분과 성능에 대한 품질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불량제품을 납품받아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지난 2011년까지는 스위스제 제품을 사용했으나 지난 2012년 11월 27일 구매공고에 명시한 품목과 다른 윤활유를 규정까지 어겨가며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공사는 지난 2013년 8월 성능 및 성분검사도 거치지 않고 해당 윤활유를 철도공사 구매품목으로 규격 등록했다.

철도공사의 규격등록이 이뤄지면 사실상 이 제품에 대해 철도공사가 품질을 보증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그러나 공급업체가 납품시 제출한 품질안전보건자료(MSDS)상에는 인화점이 섭씨 300도로 표시되어 있으나 최근 실시한 성능시험결과 섭씨 94도의 온도에서 불이 붙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유동점(어는 온도)도 영하 35도를 충족해야하지만 영하 30도에서 응고되어 작동하지 않는 엉터리 윤할유로 밝혀졌다.

특히 레일위에 뿌려지는 윤활제의 특성상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어야 하나 해당 윤활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수생 및 생태독성 ▲토양이동성 ▲잔류성 및 분해성 ▲동생물의 생체내 축적 가능성에 대해 모두 ‘자료없음’이라고 표시해 납품했다.

따라서 지난 4년간 불량 윤활제의 사용으로 인해 선로주변 토양과 수질이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확인 결과 이 제품은 철도공사와 납품계약을 맺은 업체의 의뢰를 받아 직원 수 15명의 규모의 반월공단소재 M사에서 만들어졌다.

M사 관계자는 “철도공사와 계약한 주문자가 제시한 배합비율 등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 아무런 표시가 없는 용기에 담아 납품했으며 어떤 상표로 나가는지도 모르고 성능검사 등 별도의 품질관리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속철도 차량제작을 의뢰하는 철도시설공단과 차량을 제작하는 현대로템 그리고 차량을 인수받아 운영하는 철도공사 모두 해당 윤활제에 대해 아무런 검증도 하지 않아 자재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주한 스위스대사관은 지난 7월27일 한국철도공사 홍순만 사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한국의 불량윤활제 공급사들이 그들의 자체 제품에 스위스 회사의 복제된 상표를 부착하여 사용해왔으며 한국철도공사는 그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하도록 방조했다”며 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해 외교통상문제까지 야기된 상태다.

한편 철도공사는 해당업체에 대해 상표도용으로 고발조치할 예정이며 함진규 의원의 조사가 시작된 지난 8월10일 이후부터 해당 윤활제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경부선과 호남선을 운행하는 산천1과 산천2 고속철도차량은 지난 두 달 동안 윤활유 없이 차량을 운행했다.

이에 대해 함진규 의원은 “고속철도 차량바퀴와 레일과의 마찰열에 의해 열차화재가 발생할 수 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지난 4년간 지속되어 왔다” 며 “철저한 구매계약 관리와 선로주변의 환경오염에 대한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MSDS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기재한 Sheet.

제조자명, 제품명, 성분과 성질, 취급상의 주의, 적용법규, 사고시의 응급처치방법 등이 기재되어 있음. 화학물질 등 안전Data Sheet라고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