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일 시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이연수 시장은 지금까지의 누구보다도 더 시장직을 잘 수행하리라는 마음가짐으로 시흥시청 대강당을 가득 메운 시민들 앞에서 다짐했다.
그런 다짐을 하는 시장을 향해 많은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새로운 시흥시를 위한 희망을 보았다며 기뻐했다.
‘젊은 시흥’이라는 야심찬 구호아래 출발한 이연수 시장의 시장 직무수행은 벽두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을 들락날락하며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더니 이번에는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의례 일어나는 일연의 사태라고만 생각하던 시민들도 막상 현역시장이 구속되는 일이 벌어지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됐다.
그래도 혹시나 하며 일선으로 복귀하길 기다렸지만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벌어지고 말았다. 반년간의 시정공백을 감수하며 한 가닥 희망을 가져보았건만 모든 이들의 기대를 한순간에 날려버리며 이연수 시장의 실형이 선고됐다.
선관위의 해석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최종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시장직이 박탈된 것은 아니라는 유권해석이다.
하지만 시흥시민과 공직자들은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인 이 시기에 수장의 공백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이미 오늘 판결로 인해 이연수 시장은 시장직 박탈보다 더 큰 상처를 입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연수 시장의 재판결과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 사람 개인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는 시흥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흥시의 수장을 대하는 마음이었으리라.
이제 모든 것을 놓아버리라는 제안을 드린다. 물론 본인은 가슴이 아프고 어떻게 차지한 자린데 하면서 미련이 남아 최종심까지 지켜보자는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1심판결에서 나온 결과만을 보더라도 시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명예를 위해 끝까지 법정투쟁을 계속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설령 최종심에서 무죄로 판결 받고 본연의 업무로 돌아온다고 해도 이미 실추된 권위는 보상받을 길이 없으며 권위가 사라진 수장은 더 이상 시장직을 수행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한 무리의 수장이 되려면 정통성, 권위, 능력이 필요한데 정통성이야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으니까 문제될 것이 없고 능력에 대해서는 미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측정할 방법이 없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권위가 사라진 수장은 더 이상 수장이 아니다.
그렇기에 시흥과 시흥시민 그리고 공직자들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 스스로 용퇴하는 것이 여러 사람을 위하는 길이며 시흥시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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