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2/04/26 [12:35]
청소년을 위한 음악치료 프로그램 활성화
10년 동안 소신으로 지도한 교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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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청소년 탈선, 폭력 등의 문제를 예방하고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학교단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생명이 후원하는 음악치료 프로그램인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통해 청소년들을 치유하고 정서를 함양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서해중학교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지도하고 있는 구정미 음악교사를 만나 드럼클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인터뷰했다. 구교사는 힘든 교직생활 속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북을 통해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들에게 밝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주력해 왔다. (편집자주)
 
 
▲     © 주간시흥

 
1. 서해중학교 드럼클럽만의 독특한 이름이 있다면?
‘서해중 난타’입니다. 독특한 뜻은 없지만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서해중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이 만들어 주었다.
 
2. 어떤 친구들로 구성되어있는지?
학년은 1학년이 제일 많고(12명), 2학년(6명), 3학년(1명) 순입니다. 아무래도 3학년은 입시의 부담이 있고, 처음 시작하는 시점에서 기초를 잘 닦고 향후 후배들에게 전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1학년을 가장 많이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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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하필 북인가?
북은 음악의 역사와 함께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악기입니다. 공명되는 공간 위로 가죽을 씌워 소리 내는 간단한 원리의 악기이지만, 북은 사람의 심장의 소리와 가장 가깝다고 한다. 그래서 북을 연주하면 신나게 두드려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잔잔하게 두드리면 그 소리가 심장에 안정감을 주고, 그 잔향이 멀리 퍼져서 듣는 이에게도 안정감과 통쾌감을 동시에 주는 참으로 좋은 악기다.
 
특히,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이 두 가지 요소 모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악기다. 우리의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인 느림과 빠름이 교차하는 아름다움을 동시에 잘 표현할 수 있기도 하고, 그 작용이 청소년들의 인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고등학교에서 북을 가르치고 연주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삼성생명과 세로토닌 문화사업이 연계되어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로 인체의 중요한 세로토닌과 관련하여 북을 사용하였다는 것은 참으로 획기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어진다.   
 

4. 10여 년 전 초창기 (시흥중시절)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멋지게 성장한 시흥중학교 학생들의 연주를 보면서 10여 년 전 방과 후 연습을 마치고 지칠대로 지친 몸으로 학부모님들의 민원 전화를 받으면서 서러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만 해도 북이 학교 전반에 오늘날처럼 보편화되어 있지 않았을 뿐더러 교육에 대한 사고와 활동도 오늘날처럼 다양화되지 않고 다소 획일적이어서 부모님들을 짧은 시간에 이해시키는 것은 지도하면서 오는 육체적 힘듦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사실 북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도 아이들의 진로가 참으로 힘들기도 했다.
 
그런 여러 가지 상황으로 인해 아이들이 방과 후에 남아 연습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때였다. 그 때에 비하면 오늘날의 부모님들의 사고는 참으로 많이 변화된 것 같다. 교육에 대한 획일적 사고가 다양성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사고로 전환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런 작은 부분에서 체감하면서 참으로 흐뭇하고, 감사한 생각이 든다.
 
 
5.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십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북이나 사물을 가르치면서 항상 아쉽게 생각하는 점은 아이들의 진로다. 그때도 부모님들의 반대에 아무소리 할 수 없었던 것은 아이들의 진로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너무도 신명나게 연주하는 아이들이 진로를 결정하려고 하면 막상 그 문이 너무도 좁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은 연주단체나 대학들이 다양한 면에서 진로의 문이 넓게 열려져 있다는 점이 참으로 기쁜 일이다. 십여 년 전에 창단멤버 중 두 명의 학생이 북이 너무 좋아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담임선생님들의 말씀을 전해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시흥중을 떠나올 때의 모든 서러움들은 다 해소 되었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에도 그 아이들이 북을 연주하는 유명단체에서 열심히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참으로 기뻤다.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형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 주간시흥

 
6. 10여년의 세월동안 드럼클럽은 청소년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
학교에서 하나의 특정적인 동아리를 키운다는 것은 교장선생님의 안목과 교사의 열정과 지역단체와 학부모님들의 후원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북을 연주하는 아이들이 북을 체험하고 들으면서 갖는 북에 대한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
 
10여 년 전에는 제가 기억하기로는 몇 학교만이 북클럽을 창단해서 연주를 했는데(아마도 정확하지는 않지만 중학교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많은 학교들이 북클럽을 창단하여 연주하고 있다. 그것이 청소년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갔는지 설명해 줄 수 있는 좋은 증명이 되겠다.
 
 
7. 앞으로 드럼클럽이 나아갈 방향은?
서해중학교 북클럽은 교장선생님의 의지와 삼성생명의 후원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일이다. 십 년 전 열악한 환경에 비하면 지금은 너무나 좋은 환경 속에서 지도하는 것이다. 학교의 전폭적인 관심과 기업의 후원, 지역단체의 관심과 전폭적인 후원들을 보면서 참으로 흐뭇하다.
 
신나게 북을 두드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북소리가 멀리 멀리 퍼져서 많은 아이들의 가슴을 평화롭게 하고, 불안과 우울과 고통 속에서 고민하는 아이들의 심금을 울려 치료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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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끝으로 중학생을 둔 학부모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23년의 교직생활 중에 가장 참담하고 교사로써의 무능력을 실감나게 하는 일이 있다. 중학교 시절 최선을 다해 공부하던 제자가 대학에 가서야 진로가 잘못 결정된 것 같다고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공부하는 제자들을 볼 때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런 제자를 볼 때면 그 아이의 인생 속에 서 있었던 교사인 자신이 부끄러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에 한참을 고통 속에 지내게 된다.
 
그 아이들의 피땀 흘린 노력과 시간, 부모님들의 경제적 손실은 어디서 보상을 받아야 할까 생각하면 자신이 부끄럽다. 진로의 설정이 늦다는 점,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점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또 한 가지의  문제점은 부모님들의 진로에 대한 획일적 사고라고 생각되어진다.
 
가장 훌륭한 부모의 역할은 자녀들에게서 그 아이만 잘 할 수 있는 독창적인 요소를 발견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다양한 부분에서 체험하게 하고, 아이들이 행복해 하는 일을 관찰하여 생각을 나누며 비전을 심어주고, 흥미를 찾아 심화학습을 시켜주면서 아이들의 내면의 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부모와 학교가 해야 할 일이다.
 
다행히 경기도 교육청에서 안간힘을 쓰며 교육의 현장을 바꾸어 보려고 하는 혁신의 의지가 매우 강한 이때에 교사와 학부모가 연계하여 아이들의 꿈 찾기 작업을 한다면 미래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의 주인공들이 되지 않을까 한다. 행복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자연히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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