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09/06/01 [16:39]
대한민국 아줌마의 힘!
자식사랑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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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정왕지국에 근무하는 백향선(39세)씨는 세 아이의 엄마다.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두 딸과 올해 갓 초등학생이 된 아들이 있다. 3년 전, 아이들은 커 가는데 날이 갈수록 지출은 많아지는 살림을 살다보니 조금이라도 가계에 보탬이 되어보자고 나선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처음부터 세상은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던 그녀는 직업을 찾아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막상 일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에 빠졌다. 결혼 전에 중소기업에서 경리를 했던 경력의 그녀였지만 결혼 후 오랜 공백 기간은 다시 일을 하기에는 버거운 걸림돌이었다.

생각 끝에 노동부가 주체하는 고용센터를 다니며, 새로운 직장을 얻기 위한 교육도 받아보았지만 전업주부였던 그녀는 고용보험 가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취업순위에서 밀려났다. 이대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당장이라도 오라는 데만 있으면 뛰어갈 심정이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어느 날 그녀 집을 방문한 코디의 말쑥한 차림과 숙련된 관리능력을 보면서 자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웅진코웨이에 입사했다.

입사하고 두 달째 되던 날 난생처음 심한 몸살을 앓았다. 그동안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며 교육과 제품홍보 및 고객관리까지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몸무게는 4kg이나 빠졌다. 

집안일과 회사 일을 병행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이틀 동안 꼬박 집에 누워있으면서 이걸 계속해야 하나 무척 망설였어요.” 하지만 그녀는 다시 일어났다. 그리곤 마음을 굳게 먹고 도전하듯 일에 매달렸다.

 입사하고 6개월은 정말 힘들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엄마 없는 빈자리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고, 그녀는 그녀대로 가사와 직업을 병행하느라 늘 피로와 싸웠다. 어떤 날은 피곤에 지쳐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오면 산더미같이 집안일이 쌓여 있어 울고 싶은 날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해 냈다. 낮엔 웃는 얼굴로 고객의 집을 방문하고, 저녁엔 집으로 돌아와 살림을 꾸렸다. 힘이 들 때마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더욱 용기를 내어 자신을 단련했다. “그때처럼 독하게 마음먹고 일한 적이 없어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요.” 매일 전쟁을 치르듯 가사와 직장 일을 해내다보니 어느새 큰아이는 중학생이 되었고, 마냥 아기 같던 막내도 초등학생이 되었다.

이젠 큰딸이 집안일을 많이 도와줘서 한결 수월해 졌다. 초등학생 막내아들도 이젠 엄마 없이 혼자서도 잘 한다.

 그녀는 올해로 만3년째 직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고객 불만이 한건도 없는 모범직원이다. 때로 노후 된 정수기를 사용하는 고객이 물이 안 나온다고 한밤중에 전화해서 생수를 사들고 갔던 일은 있지만 이제 그녀는 프로다. 새로 들어온 신참을 보면 어떤 생각이드냐고 묻자 ”참 힘들겠다. 그런데 6개월만 견디면 어느 정도 해낼 수 있으니 잘 해보라”고 응원하고 싶단다. 사실 6개월도 채 안되어서 그만두는 직원도 많단다.

 앞으로 코디라는 직업을 하고자 하는 주부들에게는 “사회생활은 노력하는 만큼 가져가는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만 하면 된다. 그리고 코디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돌보며 할 수 있어서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고 했다.
결코 가벼워 보이지 않는 가방을 당당히 메고 나서는 그녀의 어깨가 어쩐지 든든해 보인다.


   / 박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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