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2/11/26 [18:13]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2/11/26 [18:13]
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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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연로하신 친정엄마는 애가닳는다.


당신 몸은 예전과 같지 않은데도
7남매 김장은 손수 해주고 싶어 사서 고생을 하신다.


관절염으로 다리를 마음대로 쓰지 못하면서도 의자에 앉아
막내딸보다도 더 총총한 기억력과 여태껏 해 온 감(感)으로
김장하는 것을 진두지휘하신다.


며느리도 딸도 입으로는 다 알아서 할 텐데 하지만
결국 알아서 하지 못하리란 걸 아신 탓일 게다
3년 전부터 동네어르신들과 해치우던 김장을
자꾸 우리보고 와서 보라 한다.


앞으로 몇 번이나 해줄 수 있을까를 헤아려 보는듯해
“잘 보고 이렇게 하면 돼”라는 그 말씀엔 늘 마음이 아려온다.


올 해도 어김없이 엄마표 김치를 바리바리 챙겨왔다.


김치냉장고를 채우고 나니 마음까지 채워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한포기 한포기 꺼내 먹을 때마다 가슴이 아파질것 같다.


내게 있어 엄마의 김장은 사랑이면서도 아픔이다.


부디 오래오래 사세요.
 

/글ㆍ사진 오안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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