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과 우리나무 “고로쇠”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1/03/10 [16:46]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1/03/10 [16:46]
세시풍속과 우리나무 “고로쇠”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이즈음 풀과 나무의 새순이 돋아나고 잠자고 있던 곤충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한 우리의 조상들은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개구리나 도룡뇽의 알을 건져 먹기도 했다.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한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한다. 빈대가 심한 집에서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한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으며,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이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이젠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산에 오르면 이곳 저곳에서 생명이 움트고 있음을 느낀다.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나무의 뿌리들은 이제 서서히 기지개를 켜며 한 해 동안 살아내기 위해 잔뿌리들을 내보낸다. 뿌리들은 땅속 물을 찾아 물관으로 끌어올리며 줄기를 지나 가지까지 올려 보낸다. 이즈음 나뭇가지를 보면 붉게 물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한 고로쇠나무는 이즈음이면 그 명성으로 한번 호된 홍역을 치른다. 고로쇠나무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보통의 나무들은 절기상 2월의 중기인 춘분(春分)이 되어야 물이 오르지만 남부지방의 나무는 다소 일찍 물이 오르므로,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문제는 적정한 양의 수액을 채취하면 좋은데 욕심이 과해 나무가 피해를 입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고로쇠와 관련해 전해오는 전설로는 통일신라말의 고승인 도선국사가 오랜 수도 끝에 득도한 후 일어서려고 하는데 무릎이 펴지지 않았다. 이에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려는데 그 가지가 부러지면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그 물을 받아먹고 무릎이 펴졌다는 것. 그 물이 고로쇠 수액이다.
꽃은 양성화로 4∼5월에 작은꽃이 잎보다 먼저 연한 노란색으로 핀다. 꽃잎은 5개이고 수술은 8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시과로 프로펠러 같은 날개가 있으며 길이 2∼3cm로 9월에 익는다.
박미영 시민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