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09/09/14 [16:40]
옥구공원의 재미있는 나무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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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가을하늘이 이제는 정말 가을이다 싶게 높고 푸르다. 내리쬐는 햇살이 한낮에는 아직도 더위가 숨을 막히게 하지만 숲 안에 한 발짝만 들여놓아도 온도가 달라짐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아이들과 체험
활동을 하기위해 늘 찾던 옥구공원이지만 오랜만에 느긋하게 산행을 즐기기 위해 옥구공원을 찾았다.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등산화만 신으면 산행준비 완료이다.

넓은 공원을 가로질러 관리실을 지나 ‘옥구도 도시자연공원’ 팻말을 지나서 위로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 제일처음 만나는 장승들의 모습은 여전히 정겨운 모습이다. 숨 가쁘게 계단을 올라가면 제법 넓적한 공간이 나타난다. 고향동산이라 이름 붙은 곳이다. 왕벚나무가 둘레로 심어져 있어서 봄에는 제법 운치 있는 곳이다.

 돌탑이 나오고 그 옆에 살짝 비켜서 냄새를 맡으면 상큼한 오이냄새를 맡을 수 있는 오이풀이 꽃을 피우고 있다. 오이냄새를 맡을 수 있다하여 이름 또한 오이풀이다. 그 옆에는 백당나무가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있다. 백당나무는 잎이 떨어진 후 쌓여 있으면 그렇기에 과히 좋지 않은 냄새가 진동을 한다. 잎이 떨어지면 바로 치워주어야 한다. 이쯤에서 어디선가 달콤한 솜사탕 냄새가 코끝을 간지른다. 갑자기 달콤한 솜사탕이라니....그 냄새를 따라가다보면 계수나무를 만날 수 있다.

계수나무는 잎의 생김부터 남다르다. 혹자는 그 나무아래서 애인에게 사랑의 고백을 했다고 한다. 잎의 모양이 어떠하냐면 심장을 상징하는 하트모양이다. 좌우대칭 한 치도 틀림없이 하트모양의 잎들이 주렁주렁 달려있어 제법 큰 나무의 모습을 상상할지라면 “너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야”라는 닭살 멘트가 과히 과장은 아닐 듯하다.

어쨌든 진초록의 잎이 세월의 힘을 막지 못해 이제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면 잎에서는 갑자기 달콤한 향기가 나기 시작한다. 진초록의 잎에서는 도저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그러나 그 계수나무에서는 꽃도 열매도 찾아볼 수 없다. 슬픈 일이다.

올 초에 아들아이가 학교에서 봉숭아씨를 심어서 집으로 화분을 가지고 왔다. 화분이래야 패트병을 잘라 만든 재활용 화분이었다. 씨앗이 싹틀까 싶었는데 웬걸 떡잎을 내밀더니 본잎이 나오고 줄기도 건실히 만들어 기대에 부응을 하였다. 꽃도 보라색, 분홍색의 꽃을 봉긋이 내밀었다. 그러나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는가 싶더니 더 이상 진전이 되지 않는다. 씨앗을 맺지 못하는 것이다. 하나는 키만 쑤욱 키우더니 꽃도 피우지 않는다.

바야흐로 유전자 전쟁이다. 요사이는 씨앗에 불임처리를 하여 씨앗을 만들지 못하게 하여 다음연도에 그 꽃을 보기위해서는 다시 종묘상에서 씨앗을 사야한다고 한다. 뭐든 다 일회용이다.

그 옆에는 제법 크게 자란 백송이 자리하고 있다. 몇 년 동안 정말 자라는 모습이 지지부진 하더니 2년 만에 제법 키를 키우고 줄기를 불렸다. 걱정이 된다. 이 장소의 특성상 이렇게 성장하기 시작하면 이곳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하는 기우이다. 이곳에는 적당히 키를 키우고 옆의 나무와 조화를 이뤄야하는데 갑자기 그늘을 만들고 사람이 지나는 통행을 방해하면 바로 가지를 잘리우고 그도 안통하면 자리를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기우이려니 생각한다. 그렇게 자라려면 아직은 많은 세월을 필요로 하니까!

그 위에는 회양목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나무가 심어져 있다. 아랫 지방에서 자라던 나무였는데 아이들한테 비교하면서 이야기 거리가 될 것 같아서 심게 된 나무이다. 불을 때면 타면서 꽝꽝 소리가 난다고 하여 꽝꽝나무란 이름이 붙여졌다. 이름자체는 재미있지만 한켠으로 생각하면 뜨거운 불에 제몸 태우면서 아프다고 비명 지르는 소리는 아닐까?
그 옆에 상상속의 새인 봉황이 깃드는 나무 벽오동이 한그루 심어져 있다.
조상들은 벽오동을  출세수(樹) 즉 출세와 연관이 있는 나무로 여겼다. 그래서 옛날에 임금의 의복이나 주위의 기물에는 용과 함께 봉황이 등장을 한다.

대통령의 휘장 또한 봉황이다. 즉 존귀함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의 새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벽오동나무에 봉황이 깃드는 날에는 세상에서 귀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벽오동나무에 자기의 앞날을  꿈꾸며 자기의 뜻을 다짐하곤 했다.‘벽오동에 심은 뜻은 봉황을 보잣는데’즉 그 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라며 벽오동에 새긴, 즉 품은 뜻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고 힘쓰는 출세를 하고 싶은 뜻을 새겨 두었다는 이야기다.

벽오동은 커다랗게 달린 잎들이 그리 많지 않다. 줄기가 푸르러 줄기로도 광합성작용을 하기 때문에 굳이 잎을 많이 달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박미영 시민기자 ami98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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