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를 사랑한 군인‘ 이팔현 동대장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 주민 위한 쉼터로 가꿔

주간시흥 | 기사입력 2013/10/11 [16:49]
주간시흥 기사입력  2013/10/11 [16:49]
‘야생화를 사랑한 군인‘ 이팔현 동대장
쓰레기로 방치된 공간, 주민 위한 쉼터로 가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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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내린 장맛비가 채 가시기전 잠깐 구름사이로 비춘 햇님이 무척이나 반가운 날이다.

정왕본동 1동대 사무실, 선입견 때문일까 처음 들어가 보는 곳이라 쭈뼛쭈뼛 인터뷰를 왔다고 전하니 이팔현 동대장이 환하게 맞는다.

무슨 인터뷰거리가 되느냐고 손사래를 친다. 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꽃무릇, 상사화, 해오라비 난초, 하얀진달래, 솔나리 등등 야생화 이름이 술술 나온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랄 땐 정말 다들 힘들게 살았던 시기였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캐서 먹던 나물들이 지금의 약초들이다. 먹을 수 있는 것과 못 먹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어른들로부터 배우면서 약초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군대에서도 그의 야생화에 대한 사랑은 유명한 일화처럼 전해진다.

기갑부대에서 근무할 때 눈에 보이는 것은 전부 기계다 보니 부대가 굉장히 삭막해 보였다.

그래서 부대 내를 학교나 공원처럼 만들고 싶었다. 일과가 끝나면 300~400m 되는 부대입구를 가꾸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부대전체를 수백종의 야생화들로 가꿔 기갑부대가 사고화 제로의 영광도 안았다. 강릉시에서 1억 넘는 예산을 보조 받아 이 부대로 인해 야생화를 보존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 뒤쪽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어 좀 지저분하고 냄새도 많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쓰레기 다 줍고 이곳에다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어요.”

혼자 보자고 심은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들로 만들기 위해 시간을 쪼개 야생화를 심고 가꾸기 시작했다. 정성들여 가꾼 야생화가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할 무렵 아침에 와보면 누군가 뽑아 가거나 싹뚝 잘라간 야생화를 볼 땐 정말 속상했다.

꽃을 보려고 키우는데 캐가고 뜯어가니 정말 속상했다.

“부추도 뜯어가고 곰취도 뜯어가고 더덕도 캐 가요. 알로에마저 다 캐가요. 그런데 가져가면 야생화는 100% 살리지 못하거든요. 야생화는 햇빛, 공기, 바람이 중요해요. 자라는 환경이 까다롭지요. 차라리 나눠 달라고 하면 고맙게 나눠 줄 수 있는데요.”

속상한 마음이 인터넷 카페에 들어가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동대 앞에는 작은 화분에 담긴 다육식물이나 야생화들이 있다. 이곳에 와서 식물을 키우고 싶다고 하면 선물하려고 준비해 놓은 것이라 한다.

일주일 내내 야생화와 함께 하고도 주말이면 동호회 회원들과 야생화를 보기 위해 훌쩍 떠난다. 야생화 인터넷카페도 운영하고 있는 이팔현 동대장은 이곳에서 자라는 야생화들을 꽃들이 피는 대로 사진을 찍다보니 300여종이나 되더란다.
 
처음에는 야생화를 심는데 목적이 있어서 많이 심었는데 이젠 종류별로 모양을 만들고 모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관심이 있어 오는 아이들이에게는 일일이 설명도 곁들여 안내를 하고 있다.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한 이팔현 동대장은 주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어서 이곳을 시작한 만큼 많은 사람들과 소통의 공간으로 삼고 싶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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