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기 전에 스마트폰부터 꺼내 드는 신풍속도 행여 깜박하고 입이라도 먼저 대면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되어 그 시간 내내 고역의 자리에 앉게 된다.
'어른 먼저 드시고 난 후 그다음에 수저를 들어야 한다'는 말은 '사진을 찍기 전까지 먼저 손대면 안된다'라고 바뀔 판이다.
아이들과의 외식 자리에 나가는 어르신께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난 후 식사하셔야 센스있단 소릴 들으세요" 라고 신신당부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가 우리의 모든 일상에 관여하고 있다.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어딜 가는지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하다.
아이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커피인지 아이스크림인지 이름조차 외워지지 않는 화려한 잔을 마주하며 드는 생각이다.
"야! 빨리 찍어, 덥다 어휴~~ "
/글ㆍ사진 오안나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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