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미영 작가 (출처= JTBC 방송화면 캡처) © 주간시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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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흥=주간시흥] 시인 최영미가 오랫동안 논란이 된 시집 '돼지들에게'에 나오는 '돼지' 모델에 대해 밝히며 백기완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성추행이 공공연하게 있었다고 폭로했다.
지난 11일 최영미 시인은 마포구 한 카페에서 시집 '돼지들에게'(이미출판사) 개정증보판 출간을 기념해 기자 간담회를 열였다.
최영미는 '돼지'의 실명을 밝힌 건 아니지만 해당 인물의 신상을 어느 정도 설명했다. 2005년 초판을 낸 이후 '돼지'가 도대체 누구인지를 놓고 문단에서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된 지 약 15년 만이다.
최영미는 간담회에서 “2005년 그 전쯤에 어떤 문화예술계 사람을 만났다”며 “그가 ‘돼지들에게’의 모델”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해당 인물을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 자리를 차지한 인사”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 등으로 기억했다.
또 “성희롱까지는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듣고 매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고도 했다. 최 시인은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면서도 보도는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그를 만나고서 개운치 않은 기분이어서 며칠 동안 기분이 안 좋았다. 불러내고서 뭔가 기대하는 듯한, 나한테 진주를 기대하는 듯한"이라며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마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또 "그 사람은 이런 시를 쓰도록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고, 첫 문장을 쓰게 한 사람"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이어 1987년 대통령 선거 기간 진보 진영의 단일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경험한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다.
최 씨는 “그때 당한 성추행은 말도 못 한다”며 “선거철에 합숙하며 24시간을 일한다. 한 방에 스무명씩 겹쳐서 자는데 굉장히 불쾌하게 옷 속에 손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뿐만 아니라 그 단체 안에서 심각한 성폭력이 있었다”며 “학생 출신 외에 노동자 출신 등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그때의 장면을 다 봤고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당시 최 씨는 피해사실을 상담했지만 “네가 운동을 계속하려면 이 것보다 더 심한 일도 참아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기억했다.
운동권 출신 최영미는 그를 유명하게 한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운동권의 당시 몰락과 새로운 출발을 향한 다짐을 상징했다면, 세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를 통해 이른바 '진보의 위선'을 고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시 ‘괴물’을 통해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의 불씨를 던졌다. 1987년 대통령선거 때 진보 단일 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당한 성추행을 폭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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