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기업인 "미국 눈치보는 정부, 한 발자국도 못 이뤄"

강선영 | 기사입력 2020/02/11 [09:28]
강선영 기사입력  2020/02/11 [09:28]
개성공단 기업인 "미국 눈치보는 정부, 한 발자국도 못 이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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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재개 촉구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 주간시흥


[주간시흥=주간시흥] 올해로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지 4년이 되는 10일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재개를 호소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와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미국 대사관 앞에서 ‘개성공단 폐쇄 4년, 재개촉구 각계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재개를 즉각 선언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통일부에 북측에 보낼 서한도 함께 전달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4년이 됐다”며 “박근혜 정부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이후 입주 기업과 협력업체들은 치명적인 손실을 떠안았다. 문재인 정부의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개성공단도 곧 재개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곧 재개될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지만 미국의 부당한 간섭과 미국 눈치를 보면서 진행하려는 정부의 소극적 태도로 단 한발자국의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개성공단기업인들은 이날 미국에 대해 거세게 비판했다.

 

정 회장은 “미국 정부는 사사건건 남북협력에 재를 뿌려왔고 일반 관광까지도 한미워킹그룹에서 협의해야 한다는 등 주권침해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 주도로 운영, 관리되고 있는 유엔사가 남북 합의에 따라 진행키로 한 경의선, 동해선 통행문제에 대해 사사건건 통제하고 비군사적 출입에 대해서까지 간섭하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에는 연초에 정부가 밝힌 남북협력 추진 계획을 이행하라고 압박했다.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면서 희망을 가지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이 열리겠지 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기다릴 시간도 없다. 빨리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6월 문을 연 개성공단은 2007년 이명박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지만 계속해서 몸집을 키워갈 수 있었다.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따른 5ㆍ24 대북제재 조치에도 살아 남았으나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대응 차원에서 2016년 2월 운영을 중단시켰다. 개성공단 기업들은 하루 아침에 공장 문을 닫고 지난 4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북한 핵ㆍ미사일 개발에 들어갈 돈줄을 막기 위해 공장을 닫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이어졌다. 

 

폐쇄 당시 124개 업체에서 일하던 남북 노동자는 5만6,000여명. 2005~2015년 누적 생산액은 32억달러(3조8,016억원)에 달했다. 북한 노동자의 임금은 중단 직전까지 월 15만원에 불과했는데 숙련 기술자는 많았다. 언어도 통했다. 중국, 베트남 등에 견줘 경쟁력이 크다고 보는 중소기업인들이 여전히 많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실천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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