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경 CJ 부회장 (사진=온라인커뮤니티) © 주간시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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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시흥=주간시흥]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이 '기생충'에 대한 투자·배급 결정부터 홍보 및 서포트까지 진두지휘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진행된 제92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등 4관왕을 수상했다. 이날 피날레를 장식한 주인공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었다.
감독을 제치고 제작사 대표가 먼저 발언하는 건 아카데미상의 오랜 관례다.
이 부회장은 이날 작품상 발표 후 무대에 올라 유창한 영어로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 나는 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머리,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과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고 봉 감독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기생충’ 제작진과 동생 이재현 CJ 회장에게도 고마움을 전한 뒤 “한국영화를 보러 가주시는 관객들에게 감사하다. 관객들의 의견 덕에 많은 감독과 창작자들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책임프로듀서(CP)로 참여한 이 부회장이 이번 쾌거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CJ E&M은 바른손이앤에이와 12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영화 배급도 맡았으며, 100억원에 달하는 홍보비용을 지원했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8000여명의 투표를 거치는 아카데미상 특성상 회원들을 상대로 한 영화 홍보는 결정적이다.
이 부회장은 한국 최초로 '조직적인 아카데미 캠페인'을 진행시켰다. 아카데미 수상을 위한 그룹 차원의 캠페인 전략으로, CJ의 예산과 인력, 글로벌 영화계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진행된 공격적인 프로모션이다.
캠페인을 총괄하고 있는 CJ ENM을 통해 리셉션,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캠페인 전 기간에 걸쳐 '기생충' 우호 여론을 조성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CJ그룹이 지난 1995년 대중문화 산업 투자를 시작한 이후 관련 사업을 키운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일부 영화에서는 이 부회장이 직접 '책임프로듀서(CP)'로 등장하며 국내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박근혜 정권 당시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등을 기획·투자·배급하며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한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이미경 부회장은 약 5년 만인 지난해 5월 칸영화제에 등장하며 공식 복귀를 알렸다. '기생충'을 지원 사격하기 위한 결정으로, 10년 만에 다시 칸영화제를 찾았다. 이후 '기생충' 홍보는 물론 국내 대중문화 콘텐츠 확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