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의 화두이다. 더불어 저탄소 녹색성장의 기치를 걸고 우리나라도 동참하고 있다. 지구가 온실가스로 인해 점점 뜨거워져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늘어나 투발루같은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들이 바닷물에 잠기고 있다.
2008년 여름 산지보존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하고자 양재동 시민의 숲을 찾았을때 땅바닥에 무수히 떨어진 곤충 한 종류가 눈에 들어왔다.
기사로만 보던 주홍날개꽃매미였다. 충격이었다. 그해 소래산에서도 가죽나무를 중심으로 이 곤충이 대량 발견되었었다. 이 광경이 이제는 아파트 앞에서도 심심찮게 발견이 된다.
중국매미, 꽃매미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이 곤충은 한국동식물 도감(문교부,1979)에 발생기록 되어 있지만 그동안 발견되지 않아 한국 곤충명집(한국곤충학회ㆍ한국응용곤충학회, 1994)에서 제외되었던 종이었다.
주홍날개꽃매미의 먹이식물 즉, 기주식물이 가죽나무이다. 가죽나무는 가짜 죽나무(중나무)라는 뜻이다. 가죽나무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며 공해에도 강해서 가로수로 적절한 수종이 될 수 있어 가로수로 종종 심겨지기도 한다.
가죽나무와 주홍날개꽃매미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동안 우리나라의 추운겨울 날씨에 주홍날개꽃매미는 살아남지를 못했다. 지구온난화로 겨울을 월동하면서 대량 발생한 이 곤충은 아직까지 천적이 없다. 천적이 없는 상태로 방제도 한계가 있는데다 요즈음은 꽃매미가 성충이 되어 날아다니기 때문에 방제하기란 사실상 어렵다고 한다.
몇 달전 뉴스에서는 약충을 잡기위해 기발한 아이디어가 소개되기도 했다. 파리를 잡던 끈끈이를 이 곤충이 다니는 길목(기둥)에 감아놓아 잡는 모습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꽃매미의 원산지로 알려진 중국 남부, 인도, 베트남등지에서는 해충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화려한 색상으로 곤충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곤충이란다.
또한 <중국 본초강목><산농본초경>등의 의학서에는 꽃매미가 약용곤충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즉, 혈액순환에 좋고 해독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생리불순이나 종기를 치료하는데 애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멸종위기종, 보호종, 천연기념물 등과 해충과의 차이는 무엇일까?
앞의 종에 속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보기 힘들어진 것이고 뒤의 해충은 갑자기 그 개체수가 늘어나 인간의 삶에 방해가 되는 것이 해충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지금은 해충이다.
서울에서 잠자리와 파리매 같은 곤충들이 이 곤충을 먹는 것이 포착되고 농촌진흥청에서도 이 곤충의 천적이 될 ‘참노린재’를 사육하고 있다고 하고 또한 꽃매미에 기생하는 미생물을 연구하여 생물학적 방제법을 병행할 계획도 있다고 하니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 매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박미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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