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훈 : 사랑ㆍ겸손ㆍ봉사
시흥의 끝자락, 과림동 11번지에 위치한 한국글로벌중학교(교장 진태홍)를 찾아갔다. 과림동 주민센터를 지나면서 혹시난 학교 입구를 놓쳐 지나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이게 웬걸 높은 빨간색 벽돌 건물에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이하 조리고)와 한국글로벌중학교(이하 글로벌 중)라는 이름이 크게 걸린 건물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약 3년 전쯤 조리고를 처음 방문했을 때 한창 공사 중이던 조리실과 기숙사 건물이 완성되어 학교를 찾는 방문객을 맞이한다.
학교를 들어서니 목에 색색의 타이를 매고 흰색 위생모를 쓴 학생들이 건물을 빠져 나오며 방문객을 맞이한다. 처음 보는 학생들이건만 마주치는 학생들마다 인사를 건네니 마치 내가 선생님이라도 된 듯하다. 건물과 건물 사이 아담하게 꾸며진 호젓한 정원을 지나 교사로 들어갔다. 1967년에 개교한 40년 전통의 학교, 지금은 시흥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개교 초기에는 학생 수 200 명 이상의 명문 학교 였다고 한다.
글로벌중의 교무실에 들어서니 교직원회의가 한창이다. 중학교 전담 교사 9명이 오붓이 모인 회의에서 진태홍 교장은 점심시간 아이들의 위생을 걱정하며 손을 씻을 것을 당부하셨다. “Wash your hands~” 아주 간단한 전달사항이지만 영어를 사용한다. 영어 잘하는 법 중의 하나인 ‘생활화’를 실천한다.
한국글로벌중학교가 성택중학교에서 교명을 바꾼 것은 3년 전인 2007년이다. 세계화시대에 교육과학부의 교육 방침이 글로벌인재육성인 것에 맞추어 학교 특성화를 꾀했다. 영어를 비롯한 중국어, 일본어, 불어 등을 아이들이 일찌감치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세계 공용어라 할 수 있는 영어는 글로벌 중학교학생이면 누구나 말하고 쓰고 읽고 할 수 있도록 특별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5월말에 있었던 ‘3rd English Festival!'에서는 전교생이 영어 연극, 영어 말하기 대회, Pop Song 경연대회 등에 참여해 그동안 배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영어 알파벳도 모르던 학생이 입학한지 3개월 만에 열린 축제에서 'About myself'에 대해 발표하는 것을 보고 가르친 선생님이나 아이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 모두 감동이었다고 한다. 전교생 63명의 작은 학교이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며 감동을 받는다는 선생님이다.
글로벌 중학교의 영어교육은 정규수업 외에도 수준별 무학년 영어특강을 진행한다. 수준별 무학년 영어특강은 원어민선생님과의 즐거운 Free Talking, 영어신문을 읽으며 논술 실력도 함께 키울 수 있는 'Article English', 매주 한 권씩 영어책을 읽고 영어 소감문을 쓰는 ‘Reading Time', 그리고 영어기초반인 'ABC Class'으로 나누어 매주 4회 진행한다. 자기 주도적이며 학년별이 아닌 능력별, 호감도별, 특성별의 영어학습 덕에 아이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또 하나의 영어 특별 교육은 영어 일기이다. 이것도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처음엔 영어와 한글이 섞인 일기를 가까스로 쓰다가 3학년이 되면 공책 한 페이지를 다 채울 정도로 아주 유창하게 쓰게 된다. 외국어 집중 교육 덕분에 지난해에는 전국중학생관광외국어 말하기대회에서 염광걸(3)군이 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글로벌중의 또 하나의 장점은 제과제빵이다. 토요일 CA 시간을 활용해 빵과 과자를 만들어 아이들과 나눠먹고 가족들에게 선물도 한다. 하얀색 굽 높은 위생모자를 멋들어지게 쓰고 각양각색의 쿠키를 만드는 일은 다른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를 재미이기도 하지만 이것을 통해 파티쉐로의 꿈을 키우기도 한단다. 졸업생 중 매년 조리고 진학생이 있는가하면 그 비율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중의 또 다른 장점은 자기주도학습과 교사, 학부모, 학생과의 연계에 있다. 방과후 수업은 난타, 서예, 방송, POP 등 다양한 문화관련 수업과 영, 수 보충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따로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내실 있게 활용하고 있다. 물론 이것도 전교생이 참여한다. 모든 하루 일과를 구체적으로 시간별로 적어 자기 학습 내용을 체크한다. 학생등은 매일의 공부할 내용과 공부 방법을 적어 자기체크를 하고 선생님은 그것을 관리해 준다.
1학년 18명, 2학년 15명, 3학년 30명의 소규모 학교이기에 선생님들은 전교생 이름을 다 외울 뿐 아니라 학생마다의 특성과 능력에 맞춰 지도가 가능하다. 게다가 학부모 참관수업도 매월 실시하고 학교가 개방되어 있어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선생님과 상담한다.
아이들을 위한 가정의 역할 상담도 하는 것이다. 이덕수 교무부장은 “아이들 얘기를 하다보면 부모님들은 의례 우시네요.” 라며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과 고민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덧붙여 “교육준비도, 교육환경, 교육이해도, 학습동기 등이 63명이 아이들이 모두 다릅니다. 이곳은 소규모 학교이기에 가능한 눈높이 맞춤교육과 인성교육 즉 전인교육이 가능한 학교입니다.”라는 자랑을 서슴지 않았다. 교사1인당 8명 정도의 아이들을 담당하는 편이며,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아이들의 일기 첨삭지도며, 자기주도학습 점검표 관리 등 손이 많이 가는 일들을 일일이 해내고 있다. 교사를 넘어서 mento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삼위일체가 되는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진태홍 교장 인터뷰
◇ 학교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 학군이 생기며 학교 운영이 무척 어렵다. 학교가 인구 약 2천여 명의 과림동에 위치해 중학교 진학생수가 한정되어 있고, 교육을 위해 대도시로 아이들을 보내려는 문화로 인해 학교 운영이 매우 힘들다. 전교생 90명을 목표로 한다. 소수정예의 글로벌 인재 육성이 목표이며, 시흥의 끄트머리가 아니라 시흥의 진입로에 위치한 학교라는 인식의 전환을 위한 노력중이다. 글로벌 인재 육성으로 시흥의 교육을 대표하고 세계의 무대로 발돋움하려는 학생들에게 비젼을 제시해주는 선진학교로 발전되는 꿈을 꾸고 있다.
◇ 글로벌 중으로 교명을 변경하셨던데 이유는.- 1999년 성택조리과학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와 성택중학교 교장으로 취임했다. 최초로 설립된 조리분야의 과학고등학교로서 "조리는 예술.과학이다" 라는 마음으로 가치 창조를 위한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다. 21세기 국제조리전문인이 지녀야 할 직업적 전문지식, 전문조리 기술, 직업적 가치관 및 조리 정신, 외국어 능력, 조리개발을 위한 창의력을 중점적으로 육성하며 국내 최초이며 최고인 인재 양성에 대한 꿈을 갖고 2001년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특성화에 성공 이제는 조리계열에서는 명실상부한 학교가 되었다.
이제는 중학교 차례다. 국제화시대라는 시대적 사명에 부응하려 한다. 학교교육과 현장중심 교육이 이루어지며 외국어 교육이 매우 심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자립형 자율학교이다. 동시에 국제중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에 힘쓰고 있다.
/ 손보경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