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5회를 맞은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닷새간 진행된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한국 전통음악인 ‘판소리’를 중심으로 전 세계 월드뮤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한국 최대 규모의 축제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영국의 저명한 월드뮤직 전문지 ‘송라인즈’(Songlines)를 통해 국제페스티벌 25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28개국이 참여하며 총 165여회의 공연이 진행된다. 음악 마니아는 물론 다양한 층의 관객들이 모두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고품격 공연예술제다.
한국전통음악의 핵심 ‘판소리’의 모던한 실험에 주목
소리축제는 올해 가장 한국적인 전통음악 장르인 ‘판소리’를 모던하고 현대적인 공연예술로 새롭게 단장해 국내외 팬들에게 판소리의 새로운 매력을 안겨줄 예정이다. 한국문화예술의 정수이자 핵심인 판소리는 ‘1인 오페라’로 불릴 만큼 재미있고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연기자가 숙련된 노래와 몸짓, 표정을 더해 관객들을 매료한다. 한국의 오래된 공연예술 장르로,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는 지금의 k-pop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었고, 전국적인 스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판소리를 감상하지 않으면 한국문화의 핵심을 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리축제는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문화예술을 계승하면서 현대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 현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독보적인 차별성을 지닌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판소리 장르에 출연하는 최고의 명창, 차세대 소리꾼들의 면면은 더욱더 올해 축제의 흥미를 더한다. 대한민국 창극의 별 왕기석, 가장 기교있는 소리 경지에 오른 박지윤&임현빈, 완숙을 기다리는 패기 서정민, 판소리=연륜의 예술임을 증명할 김명숙, 판소리 무대를 패션쇼 런웨이로 바꿔놓을 김선미·김찬미·양은희·원진주·정수인이 각기 다른 소리 무대를 통해 세련되고 모던한 21세기형 소리판의 미래를 열게 된다.
편백나무숲의 정취와 더불어 패기있는 젊은 소리꾼의 재기발랄한 연기도 판소리의 재미를 새삼 느끼게 해줄 예정. 고른 기량과 미모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김나니, 묵직하고 남자다운 소리 백현호, 젊은 여창이 들려주는 힘있는 적벽가 정세연, 미산제 소리의 차세대 주자 이제학, 공력있는 소리와 발성의 소유자 정상희가 출연해 판소리의 매력을 안겨준다.
15개국이 참여하는 개막공연 ‘세상의 모든 소리’
소리축제는 매해 개막공연을 직접 제작한다. 올해 개막공연의 주제는 ‘세상의 모든 소리(Sori from the world)’로 15개국의 아티스트가 참여한다. 모든 아티스트가 동시에 한 무대에 올라 컬래버레이션을 주고 받으며 하나의 거대한 변주곡을 연주하듯 완성한다. 무대 위 대형 화면을 통해 비쳐지는 대평원의 경이로움 속으로 전 세계 음악들이 퍼져 나가고 하나가 되는 과정이 영상으로 연출된다.
소리축제의 대표적인 기획공연은 ‘더블 빌(Double Bill)’이다. 더블 빌 공연은 한 자리에서 두 개의 공연을 연속으로 관람하는 형식의 공연이다. 한국의 전통음악과 외국의 월드뮤직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올해 더블빌 공연은 한국의 ‘가곡’과 아제르바이잔의 ‘무감’을 통해 보컬이 선사하는 고도의 테크닉과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다. 또 전북작곡가협회가 들려주는 매우 이색적인 음악, ‘현대음악으로 듣는 시나위’를 주제로 소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프리미엄 공연이다. 이들과 함께 터키의 조쉬쿤 카라데미르&오제르 오젤의 무대를 통해 양국의 즉흥음악을 만난다. 월드뮤직빅파티에는 5개(한국, 일본, 프랑스, 헝가리) 월드뮤직그룹이 참여해 이국적인 향기와 매력이 넘치는 파티가 시작된다.
한국과 세계 다양한 음악의 협연이 최고의 볼거리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새로운 문화와 아티스트들을 위해 새로운 시도와 창조적인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 4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폴프로젝트-쇼팽&아리랑’은 폴란드 음악감독 마리아 포미아노브스카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전북이 낳은 대표소리꾼, 연주자들이 콜라보를 펼치며 동서양 음악의 절묘한 화합, 하모니, 감동의 선율을 선사한다. 소통과 교감이 빚어내는 국경 초월 하모니, 그 짜릿한 전율이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국적 즉흥음악가들의 모임인 ISIM과 한국의 대표 전통 연주자 강은일(해금), 차승민(대금), 박경소(가야금)가 함께 펼치는 놀라운 컬래버레이션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마스터클래스와 월드뮤직워크숍을 통해 아티스트와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k-soul Diva3 그리고 별빛콘서트
소리축제에는 청년도 없고 노인도 없다. 세대 초월, 국경 초월, 장르 초월, 음악과 공연을 즐기는 모두가 젊은이다. 축제는 공평하고, 음악은 더더욱 경계가 없다. 누구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소리축제. 올해에도 질 높은 대중음악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한국 소울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윤복희, 한영애, 거미가 세대를 이어 한국 소울의 역사를 노래한다. 특히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1만원의 행복’이라는 착한 정책으로 수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 CBS와 함께 하는 별빛콘서트 역시 다양한 세대가 공감하고 즐거워 할 공연이다. 역시 ‘1만원의 행복’으로 진행하며, 조성모, 김현정, 동물원, 박기영, 이광조가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저마다의 추억과 향수 속으로 안내한다.
축제에는 없고, 소리축제에는 있다!
올해 소리축제는 ‘생활형 축제’를 표방한다.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소리축제가 말하는 생활형 축제는 공연에서의 즐거움 이외에 현대인들의 일상에 파격을 더하고 휴식을 안겨줄 다양한 체험과 놀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포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느 축제에나 있을 법한 즐거움들, 그러나 소리축제가 만들고 담으면 다르다. 눈과 귀, 입이 즐거운 일대 사건! 2016 소리축제는 늘 보아오던 공연축제의 편견을 깨고 ‘어떻게 놀 것인가’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고민이 축제 현장 곳곳에 담겨진다. 소리문화의전당 구석구석, 그리고 소리문화의전당 뒤편 오송제 편백나무숲은 거대한 놀이와 휴식의 해방구로 변신한다.
소리축제가 뜨거운 여름 잰걸음으로 달려온 그 모든 것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소슬한 바람, 상쾌한 밤공기가 기분 좋은, 가을의 그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들과 오시라. 이 즐거운 해방구가 바로 당신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