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치료하는 것은 의사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신체의 고통을 치료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심리치료를 지향하는 치과의사가 있다.
경기도 시흥시 정왕에 소재한 청치과는 간호사와 환자들 간의 대화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치통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받고 돌아서는 환자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인다. 이러한 살가운 분위기를 주도하는 이는 한재섭 원장이다. 한 원장은 소위 말하는 '잘 사는 동네'가 아닌 시흥에 개원을 했다.
한원장의 개인 집무실에는 작업 중이던 그림 3점이 놓여 있었다. 한원장이 가지고 있던 예술성은 음악, 미술만이 아니라 환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환자 한 명, 한 명을 자신의 작품처럼 소중히 대한다는 한 원장은 조금은 독특한 진료 철학이 있다.
주간시흥은 톡특한 진료를 통해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높이고 있는 청치과 한재섭 원장을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보도한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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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취미로 가지게 된 동기가 있다면.
▶ 어려서부터 음악, 미술을 좋아했다. 지금에 와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다 보니 예술적 욕심을 그림으로 표현하곤 한다.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좋아해서 클라리넷, 플룻,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배우기도 했다. 그래도 그중 그림을 그리는 게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즐겁고 행복하다. 현재까지 50점 정도의 그림을 완성했고 추후 전시회 참여, 욕심을 더 내보자면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 대다수 치과의사와 다른 한 원장만의 진료방식의 특징이 있다면.
▶ 평소 내가 그림 그리는 게 취미라는 것을 알고 작품을 선물로 달라고 하는 지인들이 있다. 그런데 선물을 해서 그들의 집에 내 작품이 걸린다는 게 뿌듯한 반면 조심스러워지고 걱정되는 부분이 있더라. 그들이 늘 생활하는 공간에 내 작품이 존재하고, 손님이 방문해 내 작품을 주시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선물을 줄 수가 없었다.
그 생각은 내가 환자를 진료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내 환자의 치아를 다른 사람, 다른 의사가 보고 그를 통해 담당의인 내가 평가받는다고 생각하니 아무리 사소한 시술이라고 해도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
▲ 환자들이 환영할 만한 진료방식이라고 소개하신다면.
▶ 무조건 수익을 쫒는 진료는 지양한다. 예를 들자면 치아미백을 원하는 환자가 있었다. 최대한 하얗게 해달라는 환자를 설득해 환자의 피부색과 잘 어울리는 치아색을 찾아줬고 환자는 그에 만족해했다. 내가 추구하는 Art&Science이다. 단순히 고통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심미적 요소를 고려해 심리까지 안정시켜주는 심리치과치료를 하고자 한다. 다행히 환자들이 날 믿고 잘 따라주어 기분 좋게 치료를 하고 있다.
▲ 평소 지역에서 진료 봉사를 한다고 하는데.
▶ 지역특성상 시흥에는 외국인들과 다문화 가정이 많다. 이전에 안산에 병원이 있었을 때는 뜻이 같은 의사들과 함께 진료소를 만들고 주말마다 진료 봉사를 다녔다. 현재는 병원 근처에 시흥여성쉼터를 통해 찾아온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있다. 큰 도움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힘이 된다고 생각하니 봉사를 그만 둘 수가 없었다. 앞으로도 가능한 내에서 봉사를 할 예정이다.
▲ 치과의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릴 때 치통을 앓은 적이 있었다. 친형의 친구가 치과의사라 진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며칠간 앓았던 아픔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그때부터 치과의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치과의사로서 모순이지만 어릴 때부터 치과에 자주 가곤 했었다. 그 때 느꼈던 치과진료에 대한 두려움과 고통을 알기 때문에 현재 환자들의 심리를 공감할 수 있다. 그래서 환자들이 최소한의 고통과 불편을 느끼게끔 노력하고 있다. 그 노력을 알아주고 활짝 웃으며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