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저는 식당을 운영하다가 장사가 안 되어 월세도 제대로 못 내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무렵 즉시 500만원 대출 승인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어 그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람에게 전화를 해 보았더니 대부업체 대출 담당자였습니다. 저는 대부업체 대출 담당자에게 신분증사본, 주민등록초본, 사업자등록증, 소득금액증명, 부가가치세표준증명, 사업자통장사본 등을 팩스로 보냈고, 대출약정서에 서명을 하여 500만원을 연 44%의 이율로 대출받았습니다. 저는 대출금으로 밀린 월세를 내고 식당을 계속하여 운영하려 노력하였으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 졌고, 결국 식당을 폐업하고 개인파산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개인파산 절차가 진행되고 있을 때 대부업체에서 저를 사기죄로 형사고소를 하였습니다. 제가 대출을 받은 행위가 사기죄에 해당하나요?
답변 : 처음부터 돈을 빌리더라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돈을 빌린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귀하는 사기죄로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나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그 행위 이후의 경제사정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채무불이행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하여도 이를 사기죄로 벌할 수는 없습니다.
귀하가 대부업체로부터 대출을 받을 당시 변제능력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하고나 숨긴 사실이 없고, 대부업체에서 대출당시 신용조회와 귀하게 제출한 소득금액증명 등 대출적격 심사에 필요한 자료를 바탕으로 내부적 대출심사기준에 따라 귀하에 대한 대출여부, 대출금액 및 이율, 변제기 및 매월 상환액을 스스로 정하였다면, 대부업체가 대출금 회수 곤란의 위험을 인수하면서 비교적 소액이라 할 수 있는 500만원을 연 44%의 고리로 정하여 대출을 실행하였다고 볼 수도 있으므로, 대부업체에 대한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귀하가 대출실행 이후 상당기간 동안 매월의 상환액을 제때 변제하여 오다가 파산신청 이후 상환액을 변제하지 못한 것이라면, 이와 같은 거래의 이행과정에 비추어 볼 때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이 대출금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파산제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낙오자가 된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합법적으로 갱생할 수 있도록 법질서가 승인한 법제도이므로, 대출 이후 파산신청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귀하에게 채무면탈의 의사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귀하의 사기혐의에 관하여 불기소처분이 나올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귀하께서 처음부터 대출금을 편취할 의도는 없었다는 점, 대출적격심사를 위해 대부업체에 제출한 자료나 고지한 내용이 모두 진실하다는 점, 대부업체에서 대출금 회수곤란의 위험을 감수하고 소액을 고리로 정하여 대출을 실행하였다는 점, 대출실행 이후 파산신청 전까지는 매월 상환액을 변제하여 왔다는 점 등을 충분히 입증한다면 불기소처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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