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9/04/11 [17:42]
꼼꼼하게, 친절하게 우리는 부녀 안경사
미래로 안경 목감, 매화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물왕 저수지를 거쳐서 목감동으로 가는 길은 짧은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갈 때마다 기분이 좋다. 예쁜 카페, 맛있는 밥집을 스쳐 지나면 고층 아파트가 위용을 자랑하는 목감 신도시가 나타나고 몇 번의 우회전 좌회전을 거치고 나면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옛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구도시가 정겹게 나타난다. 슈퍼마켓, 정육점, 치킨 집……. 금방이라도 아는 사람이 문을 열고 음료수라도 한잔하자며 손짓해 불러줄 것 같다.

 

▲  미래로안경

 

그 가게 사이에 빨간 간판의 ‘미래로 안경점’이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물왕 저수지에 온 것이 계기가 되어 2004년 8월에 지금의 이 자리에 안경점을 오픈했으니,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인연을 맺을지 미루어 짐작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가느다랗고 동그란 개성 있는 안경을 쓴 미래로 안경의 대표인 정환성(60) 씨는 젊은 시절엔 안경의 대명사인 남대문에서 바쁘고 정신없이 보내다가, 목감동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후에는 자연도 즐기고 이웃도 돌아보며 느리게 가는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다. 동네 장사를 하면서 무엇보다 끈끈한 이웃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주민 센터와 MOU를 체결해 동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소외된 계층에 한 달에 두세 명씩 무료로 안경을 지원해주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 초·중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동네 경로잔치를 비롯한 크고 작은 행사에는 돋보기를 통 크게 지원하는 등 지역에서 크고 작은 나눔을 오픈과 동시에 시작해서 지금까지 15년째 실천하고 있다.

 

▲  미래로안경

 

최근에는 매화동에 미래로 안경 2호점을 내면서 목감동 가게까지 함께 리모델링을 해 마치 새 안경을 맞추고 둘러보는 양 내부가 밝고 환해졌다. 목감동 1호점은 이제 정대표의 큰딸 정미라 씨가 맡아서 하고 정대표는 매화동에서 사업을 할 계획이다. 딸 정미라(37) 씨는 대학병원에서 오랫동안 검안사로 일한 경력이 있어 정확한 시력검사와 친절함으로 고객을 대하고, 누구보다도 꼼꼼하게 고객의 불편함을 들어주는 것으로 이미 평이 자자하다.

 

2호점을 맡은 정대표는 매화동에서도 시작하기에 앞서 주민 센터를 찾아가 주변의 어려운 이들의 눈이 되어주는 걸 자처했고 목감동에서의 노하우를 발판으로 삼아 매화동에서 제2의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  미래로안경

 

미라 씨는 “아버지께서는 정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라는 말을 실천하고 계세요, 아버지의 버킷리스트에는 늘 봉사하는 삶이 들어 있어요”라며 아버지를 바라보는 눈이 반짝거린다. 어려서는 항상 바쁘기만 한 아빠를 보면서 원망도 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게 되었으며, 아버지가 잘 일구어 놓으신 목감동 미래로 안경점을 잘 이끌어 가야 한단 생각에 긴장되기도 한다며 활짝 웃는다. 그러고 보니 미소가 참 많이 닮았다.

 

아빠와 딸에서 이제는 같은 길을 가는 동료이자 각각의 사업장을 지닌 대표로서 서로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질 두 사람이 살짝 부러워지는 순간이다. 두 딸과 사위 그리고 손자들까지 가까이에 살아 자주 볼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하다는 정대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제대로 누리며 살아가기에 그 행복함이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듯하다.

 

목감점: 시흥시 동서로 1100, 1층 2호 031-403-8808

매화점: 시흥시 매화 2로 9, 1층 031-316-3274

 

글/사진 오안나 시민기자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간시흥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