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연순 취재국장 기사입력  2018/03/14 [14:42]
[명소탐방] 이미지를 입은 카페 '칸티에' 풍경스케치
수도권 명소를 꿈꾸며 시흥의 자부심이 되기를 희망하는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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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칸티에 내부.  'ㄷ'자로 돌아가는 회랑형태의 독특한 구조는 공간적 미학을 한껏 살려 준다.    © 주간시흥

 

/////방/칸/티/에

 

시흥 ABC행복학습타운 내에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귀한 카페가 하나 있다.

 

이런 곳에 까페가?

이태리어로 마당이라는 의미의 칸디에(CANTIERE)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상에서 바깥세상과 많이 다를 것 같은 <그 무엇>을 느끼게 한다.

머릿속에 익숙하고 편안하게 그려지는 분위기이지만 쉬 그 느낌이 표현되지 않는 <그 무엇>안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분명 손에 잡힐 듯 매우 특별한 그 무언가 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가만히 집에 와 생각해보니, 장난감이 없던 시절 스노우볼을 흔들며 놀거나, 뒤쪽에 뮤직박스가 달려있어 앞쪽 태엽을 감으면 청아하고 맑게 들리는 오르골 소리가 좋아 끝없이 태엽을 돌리며 상상 속의 세계로 빠져들던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유년기의 몽환적 시간을 주었던 그것들처럼 이곳 칸티에는 나에게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부드러운 요람 같기도 하고,

아기자기함이 물씬 풍기는 작은 정원의 모습이기도 했다.

▲정원속에 또다른 정원같은 테라스에서 칸티에 여주인이 화초에 물을 주고 있다.     © 주간시흥

 

눈길 가는 곳 어느 한군데 인위적인 모습 하나 없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탓에 카페에 들어와 한 테이블에 붙 박혀 앉아 차만 마시고 가기에는 너무 아까워 전시공간의 작품을 둘러보듯 한 바퀴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는 곧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누구일까? 누구의 손길이 이렇게 섬세하게 묻어나는 것일까? 궁금증을 갖게 한다.

이곳을 가꾸는 이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잠깐 나누는 동안 나는 이내 ! 이여성이 미쳤구나.’하고 마음속으로 되 뇌이게 한다.

누군가 나에게 해주던 인상적인 말이 가끔 머릿속을 맴돌다 헤집고 갈 때가 있는데 지금 그녀와 마주앉아 이야기 나누는 동안 세상을 바꾸는 데는 말이지 여러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요. 딱 한사람, 미친 사람이 바꾸는 거야그 어떤 이의 말이 칸티에 여주인의 빛나는 눈과 표정을 바라보는 순간 내내 뇌리에 들어와 주기적으로 머릿속을 헤집고 있다.

마치 음악에 미친 모차르트처럼, 미술에 미친 고흐처럼, 세상을 바꾸는 누군가는 온전히 그것에 미쳐야 할 것이다.

50평생을 살아오는 내 생활반경에서 무엇에 그토록 혼신을 다해서 미친 사람을 몇 명이나 본적이 있던가 싶으리만큼 칸티에의 여주인 이 현 씨는 이 공간에 미쳐있었다.

그녀는 머지않은 어느 날에 수도권의 명소로서 칸티에로 인해 ABC행복 학습타운이 알려지고, 칸티에로 인해 시흥이 알려지는 것을 꿈꾸고 있었다.

처음 들어서자마자 내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을 만큼 칸티에는 무척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이 명소일 수밖에 없고 앞으로 시흥시가 자랑할 만한 랜드마크로 남을 명소가 되리라는 이유를 나는 3가지 이유에서 찾았다.

▲ 다음에 올때는 저곳에서 앉아 쉬었다 갈까 싶은 클래식함이 묻어나는 소파와 벽    © 주간시흥

 

첫째, 사랑받는 실내 환경으로 이미 칸티에는 시민이 같이 꾸며가는 공간이 되어 있는 이유다.

여주인이 24시간 칸티에 생각만 한다는 것을 증명하듯, 매번 1주일 혹은 보름 만에 찾아와도 실내 분위기가 바뀌어 있어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주인이 하루만 자리를 비워도 곧 알아차린다고 한다. 그래서 올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새로움이 있는지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온다는 손님들 때문에 이 현씨는 못질하고 톱질하는 막노동을 멈출 수가 없다.

200여개가 넘는다는 실내에 놓여 진 화분만 해도 물을 한번 주려면 두 시간을 꼬박 걸려야 하고, 늘 새로운 분위기의 칸티에를 위해 디자인하고, 자르고, 칠하고, 못 박고, 톱질하는 모습은 손님들에게 무척 익숙한 풍경이다.

 

끝없이 볼거리를 제공하는 실내에 있는 모든 것, 테이블보, 장식품, 조약돌 하나까지도 주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것이 없다. 집에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나왔다는 이 현 씨는 페브릭 테이블 커버와 쿠션을 보여주며, “이것은 우리집 이불로 만든 것이고, 이것은 딸래미 첼로네요눈길 옮겨가는 곳마다 사연하나씩 이야기한다.

이제는 마니아층이 생긴 상태에서 이곳을 너무 사랑하는 손님들이 온갖 사연이 깃든 소중한 소장품들을 가지고 와 꾸며주고 있다고 한다. 어떤 이는 20년전 아파트를 분양받아 기른 화분이 아름드리 나무가된 것을 이곳에서 더 빛나고 사랑받을 것 같다며 가져다주기도 하고, 어떤 이는 마당에 핀 꽃을 꺾어다주고, 기르던 물고기를 가져오고 이제는 칸티에를 채우는 장식들 약 30%는 손님들이 가져다준다며 과분한 사랑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한다.

필자가 방문한 날도 테이블 위 범상치 않는 작품의 꽃꽂이는 전문가가 장식해 준 것이라 했다.

이미 이곳은 이 현 씨 혼자만의 것이 아닌 명소가 되어 있는 까닭이다.

▲ 칸티에를 품은 지혜관 외부의 밤(위)과 낮(아래) 모습    © 주간시흥

 

둘째, 외향적인 부분에서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ABC행복학습타운의 아름다운 건축물 가치가 명소의 조건에 일조하고 잘 가꾸어진 건축물 주변의 조경들 또한 수려하다.

카페 내부는 여주인의 정성으로 꾸며졌다지만 정작 그녀는 이곳의 가장 멋진 인테리어가 창밖의 붉은 벽돌 건물들과 아름드리나무들이라고 말할 정도로 멋진 조망과 조경을 두루 갖춘 곳이다. 그녀가 이 건물을 처음 만났을 때 한눈에 건물 자체가 예술품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그 아름다움에 압도당했노라 말했다. 건축계에서는 그를 빼고는 건축을 논할 수 없다는 정도의 신화 같은 건축가 김수근씨의 작품으로 믿었다고 한다.

붉은 벽돌과, 미로 같은 공간배치들이 칸티에의 여주인으로 하여금 위로를 느끼게 했고, 지금도 여전히 이곳에서 위로받는다는 그녀의 말대로, 140여 평의 공간에 형태로 분할된 공간배치는 휴먼스케일이라는 용어에 걸맞게 편안하게 감싸 안은 느낌으로 계단으로 난 중앙부 출구를 주위로 빙 둘러진 모양새다.

그뿐인가? 유리로 둘러 쌓인 출구 천정의 모양새는 루브르 박물관의 특정한 조형물을 엎어놓은 형태로 천정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구조라고 한다. 비록 ABC행복학습타운이 김수근 작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지만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은 작품으로서 그 아름다움의 가치는 충분히 압도당할 만 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장소를 알고 찾아오는 이들도 찾아오는데 30분을 헤맸다고 이야기 할 정도로 복잡한 출입 구조를 가졌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바깥공간으로 완전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외부경관이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뛰어난 미관을 자랑한다. 소래산 기슭, 인근 들녘과 맞붙은 완벽한 자연의 모습으로 복잡한 도심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또한 완벽하게 유리된 공간으로서 자연친화적 환경에 보는 이를 동화시킨다.

▲ 계절이 바뀔때마다 칸티에를 올라오는 계단입구는 당신에게 이런 아름다움을 반복해 줄 것이다.    © 주간시흥

 

셋째, 칸티에의 여주인이 명품마인드를 지녔다.

그녀와 茶談을 나누는 동안, 칸티에를 소개하는 그녀의 얼굴은 사랑에 빠진 순수한 청년처럼 무모한 열기에 가득 차 있었으며, 순간순간 표정이 바뀌고 밝고 빛났으며, 삶의 에너지를 강하게 품어내고 있었다.

무엇에 미친 사람만의 표정에 나타나는 행복감이다.

한없는 인내를 필요로 할 것처럼 수련에 가까운 그 많은 종류의 꽃차를 손수 덖음질 하면서도, 나무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고, 테이블 장식용 생화를 고집하고, 국내산 식재료를 고집해 식사메뉴까지 개발해내는 그녀는 칸티에 실내처럼, 칸티에 건물처럼, 그녀 자신도 더불어 명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처음 채용한 종업원들에게 맨 처음 반드시 강조해서 이른다는 말은 가장 어려워 보이는 손님에게 일부러 수혜를 베푼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최고의 예우로 대하라고 이른다는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이미 그녀가 명소에 걸 맞는 명인임을 알아보았다. 내가 잠깐 만난 그녀는 차와 식사를 파는 여성이 아니라 이미지를 팔고 있었다.

그녀는 드물게도 진정 이미지 마케팅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었다.

 

▲  칸티에가 끌리는 멋, 당기는 맛    © 주간시흥

 

이처럼 사랑받는 실내 공간, 예술적인 실외건축물, 명인의 품성을 가진 여주인의 3박자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기에 나는 언젠가 이곳이 수도권명소가 되는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아직은 그녀는 이곳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 못내 안타깝다고 한다.

특히 지금처럼 꽃꽂이 전문가 솜씨에 빛나는 황홀한 꽃이 테이블을 장식하고 있으면 이것들이 시들기 전 많은 이들이 와서 봐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는 그녀의 마음에 공감이 간다.

사철 소래산에 피거나 자신이 기른 화초들, 혹은 손님들이 가져다준 꽃들로 장식하는 그녀의 카페 테이블을 보면서, “사실 어느 카페에서 매번 손님을 위해 생화장식을 하는 곳이 있겠나?” 새삼 생각해보아도 그런 곳은 떠오르지 않는다.

칸티에를 너무 사랑하는 단골손님이 이곳이 번잡해진다면 이런 평화로운 느낌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고 혼자만 오겠다고 말하면, 그것이 칸티에를 향한 깊은 사랑인줄 알면서도 은밀한 장소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는 오너 입장에서는 내심 야속하다고 한다. 이 건물의 미로적 성격으로 출구가 3군데 있어도 모두 한 번에 출구 찾기가 쉽지가 않는 곳이라, 위치를 알고 찾아와도 30분을 헤맨다는 정도로 칸티에는 숨겨져 있다.

 

//에 은밀한 그 공간이 수줍게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을 우수업소로 소개할지 명소탐방으로 소개할지 잠깐은 망설여도 보았으나 잠시 고민할 것도 없이 결론지어지는 것은 이곳은 업소를 넘어 분명한 시흥의 명소다.

▲  이 모든것을 칸티에에 가면 여주인이 손수 꾸민  생화와 인테리어 소품으로 만나볼 수 있다.    © 주간시흥

 

추연순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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