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8/01/11 [13:36]
<허만의 사람 사는 이야기> 보물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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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병 시인이 인생살이를 ‘소풍’이란 말로 표현했는데, 진짜 학교에서 가는 소풍이란 말도 안 쓴지 제법 되었다. 대신 현장학습이니 체험학습으로 불리고 있다. 허나 명칭만 바뀌었을 뿐, 하루 교실을 떠나 바깥 수업하는 모양으로 보면 별반 다를 게 없다.

요즈음, 현장학습 과정에서 ‘보물찾기’도 소풍처럼 사라진 말이 되고 말았다. 예전 소풍에서 보물찾기가 가장 흥미진진한 게임이었다고 회상하는 이들이 제법 많다. 소풍가는 날이면 등굣길마다 보물찾기가 화재에 올라 시끌시끌했다. 며칠 전부터 이미 아이들 가슴을 콩 콩 뛰게 하는 최대 관심사였으니까.

소풍 속 ‘보물찾기’로 뛰는 가슴을 어찌할 바 모르던 아이들, 이젠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보물찾기’를 한다. 어른들 ‘보물찾기’란 가짓수가 어마어마해서 언제든지 어른들 가슴을 조여 들게 만든다. 복권, 로또, 경마, 카지노, 내기골프, 화투, 카드 등등. 매주 토요일 저녁마다 숫자가 찍힌 복권 쪽지를 들고 TV 속으로 빨려들 듯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메리카 신대륙이 발견되면서부터 보물선이나 보물섬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보물 이야기가 사실인지 허구인지 상관없이 문학작품의 소재로도 수없이 쓰였다. 해적선 선장 드레이크의 보물, 몬테크리스토의 보물섬, 침몰된 스페인 보물선. 우리나라도 일본군이 허둥지둥 쫓겨 가면서 아무렇게 묻어버렸다는 금궤, 동해에 수장된 러시아 군함 속 금화로 잠간씩 떠들썩했다.

탐욕스런 사람들에게 일확천금은 입맛 당기는 메뉴임에 틀림없다.

로마시대 어느 저택 응접실. 귀부인들이 모여 자랑에 열을 오리고 있었다.

“우리 남편이 아프리카 총독을 끝내고 돌아오면서 코끼리 한 쌍을 데려왔지요.”

“우리 그이는 아시아에서 건장한 노예를 자그마치 30명이나, 호 호 호….”

“내 주먹보다 더 큰 다이아몬드가 선물로 들어왔는데, 이걸 뭐에 쓸까 고민이지 뭐에요?”

처음부터 다른 귀부인들의 자랑만 듣고 있던 안주인에게 시선이 쏠렸다. 자랑할 만한 게 없다고 했지만, 숨겨 논 보물 이야기 좀 하라고 성화였다. 마지못해 안주인은 마당에서 뛰놀고 있는 두 아이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두 아들 어깨에 손을 놓고 말했다.

“저의 보물은 이 두 아이입니다.”

안주인은 코르넬리아 아프리카나 부인이고, 두 아들은 그라쿠스 형제(티베리우스, 가이우스)이었다.

sch-4946@hanmail.net 심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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