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시흥 기사입력  2017/10/13 [13:16]
시흥궁도의 주역이 되고 있는 시흥정 탐방
허공으로 날아간 저 화살이 얼마나 떳떳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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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공으로 날아간 저 화살이 얼마나 떳떳하더냐-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가 활을 쏘면서 아들 정조에게 한 명대사이다. 인기리에 방영되는 사극이나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활 쏘는 장면은 국궁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겨주고 있으며 궁도는 국내 최고의 예를 갖춘 스포츠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예(禮)를 바탕으로 기(技)를 연마하는 "시흥정",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시흥정"의 화살은 과녁을 향해 당당히 날아가고 있다. 시흥시 정왕동 시내에서 서해대로를 따라 대부도와 오이도 방향을 지나다 보면 옥구공원 끝자락 론볼경기장 바로 다음에 커다란 기와집이 바로 대한궁도협회 시흥 정이다. 현재의 시흥 정이 있기 전에는 죽율동에 "시화정"이라는 이름의 활터가 있었으며 그곳에서 습사 하던 분들이 시화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시흥시에 활터 건립을 요청했으며 당시 백청수 시흥시장 재임 시 수자원공사가 이 자리에 활터를 건립하여 시흥시에 기증하면서 "시화정"은 "시흥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시흥 정의 회원들은 지금도 백청수 전 시흥시장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하고 있고 전하고 있다. 현재 시흥정 사원(射員)들은 약 50여 명으로 1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신사(新射)들이 활터에 오면 태도부터 달라진다. 시흥 정에서 속사의 달인이라고 정평이 난 이동기 고문은 “젊은 사람은 활터의 예절과 풍습을 함께 배워 행동거지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국궁을 접한 사람들은 모두 느끼게 된다.”라고 설명하고 노인은 더욱 젊어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흥 정을 들어서면 사대 앞에 "습사 무언(習射無言)"라는 비석에 새겨진 글씨가 보인다. 즉, "활을 쏠 때에는 집중을 할 수 있도록 가급적 말을 삼가고 정숙한 분위기를 만든다"라는 문구는 활쏘기가 단순한 무술이 아닌 예(禮)를 바탕으로 기(技)를 연마하는 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무예임을 알게 해주고 있다. ‘활을 쏘기 전에 과녁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라.’ 국궁이라면 단지 활쏘기의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이상설 사범은 “공자는 활쏘기를 통해서 그 사람의 덕(德)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라고 설명하고 “국궁은 단순히 과녁을 맞히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의 도리를 다하도록 하는 자신의 과녁을 맞히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태철 씨(59, 3단)는 “우리 시흥 정은 매년 전국대회를 치르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설로 이름이 난 활터이고, 자타가 인정하는 고수들이 있는 정입니다."라며 ”국궁을 처음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은 처음 한두 달 정도 기초 교육만 잘 받으면 명중의 희열감을 맛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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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조선의 왕들이 하나 같이 활쏘기를 즐긴 걸 생각해라고 말하는 천인계 고문(81, 죽율동 4단)은 “국궁을 하면 폐활량이 좋아지고 근력이 좋아져요. 과녁의 거리가 145m인데 활을 쏘고 나서 10번만 화살을 주우러 갔다 오면 3km는 되죠.”라며 “활쏘기는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언제든지 혼자서도 할 수 있으며 집중력이 길러지고, 멀리 과녁을 보다 보면 눈도 좋아지고, 심신수련에 정말 좋은 운동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원들이 매우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활을 쏘며 우의를 다지고 있는 시흥 정에 임원들은 큰 고민을 갖고 있다. 올해로 건립 17년이나 되는 시흥 정이 지붕에 기와가 노후되어 깨지면서 물이 새고 있는 가하며 전기 배선의 노후로 가끔씩 합선 등으로 인한 스파크 현상 발생으로 깜짝 놀라게 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면서 화재의 불안에서도 벋어 나지 못하고 있다. 건물과 시설 등 전반적인 것을 시흥정 회원들이 관리하다 보니 전문성이 부족하여 건물의 보수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잘 자란 잔디도 잡초들이 많이 섞여 있어 전문가들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임원들의 한 목소리이다. 시흥 정에 한 임원은 “전기, 설비, 조명, 기와 등이 노후화가 많이 되어 누수도 되고, 화재의 위험도 있으며 잔디 관리도 제대로 안되어 지금 전체적으로 제대로 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나중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시흥시의 관심을 당부했다.  

(국궁 소개)

국궁을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활을 쏘는 사대(射臺)에서 145m 떨어진 '관'이라 불리는 과녁을 맞히는 것으로 양궁과는 다르게 과녁의 어느 한 부분만 맞혀도 점수가 인정된다. 화살은 한 번에 5발을 사용하며, 보통 나이 순이나 활터에 입문한 순으로 왼쪽에 있는 사람부터 차례대로 한 발씩 쏘게 된다. 연습, 실전 모두 5발 단위로 쏘는데 명중한 것을 '중'으로 표현하여, 5발 중 3발을 맞히면 3중, 5발 모두 맞히면 '몰기'라고 한다. 국궁의 단은 1단부터 9단까지 있는데 1년에 2계단의 승단을 할 수 있고, 5단부터는 '명궁', 9단은 '신궁'이라고 칭하며, 3단까지 승단 시험은 도 궁도협회, 4단부터는 대한궁도협회에서 주관하는 승단 시험을 거쳐야 한다. 1단 이하 승급시험은 각 활터의 정기 친목모임에서 치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회원이 되면, '신사(新射)'라고 해서 1~3달의 기초교육을 마친 뒤 비로소 사대에 올라가 시위를 당길 수 있다.

재밌는 점은 입문한 사람이 처음으로 5발 중 1발을 과녁에 맞히게 될 경우 형편에 따라 막걸리 등을 가져와 조촐한 잔치를 하게 되고, 5발을 모두 맞히게 되는 경우 '접장'이라는 호칭과 함께 '몰기패(오시오중 패)'를 수여한다. 특별히 활을 쏘는 날이 지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회원들은 주중과 주말, 자유로운 시간에 나와 활을 쏘면 되고, 주말이나 한 달에 한번 열리는 사계 모임에서는 '편사'라고 하여 겨루기도 하고, 같이 식사도 하면서 담소도 나누는데 이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  

국궁 문의 : 시흥정 이상설 사범(010-9073-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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